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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내가 40대에 깨달은 14가지

지금의 40대는 한 연령에 100만 명의 사람수를 가진, 오늘의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인구를 자랑하는 세대입니다. 대부분의 X세대가 여기에 포함됩니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71년생 돼지띠는 100만 명이 넘게 출생해 현재도 여전히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연령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386세대와 밀레니얼 세대 사이에 낀 X세대가 자리잡은 40대의 오늘은 서서히 인생의 변화가 시작되는, 또는 준비가 이뤄지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무엇에도 미혹되지 않는 '불혹(不惑)'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새로운 질풍노도의 시기에 가깝게 느껴 집니다.

40대를 달리며 개인적으로 느낀 몇가지를 정리해 봤습니다.

 

#1. 서는 곳이 바뀌면 보이는 풍경도 달라진다.

자의든 타의든 먹고사니즘의 방식이 바뀌기 시작하는 때가 40대입니다.  본인은 물론 주변에서 자영업이나 1인기업, 또는 스타트업을 시작하며 창업의 길에 들어서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직장생활을 하면서 단순해 보이고 그다지 어렵지 않아 보이던 일도 막상 직접 준비하고 선택하다 보면 뭐 하나 녹록한 게 없습니다. 대부분은 갑을의 위치도 바뀌고요. 40대가 되면 늘 같은 자리에 서 있기 어려워집니다. 그때 그때 적응해 가야하는거죠.

 

#2.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흔히 질풍노도의 시기는 10대 후반의 청소년기를 말합니다. 하지만 그 시기가 요즘의 40대에 해당한다 해도 틀린 말은 아닌 것 같습니다. 직장에 대한 불안감, 그에 따른 생계와 양육의 문제, 길어진 기대수명과 인생 2막에 대한 막연함으로 수험생 시절과 취준생 시절 이후 또 한번 진로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 이어지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100세 시대를 앞둔 지금, 40대의 진로는 2막 인생을 규정할 수도  있습니다. 앞선 두번의 시기가 속도의 비중이 컸고, 실패해도 다시  달릴 수 있었던 때라면 40대의 진로는 지속성과 안정성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지금의 고민은 속도보다 방향을 우선해야 합니다.

 

#3.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는 것은 감사할 일이다.

가족이든, 친구든 무언가를 줄 수 있고 도울 수 있다는 건 중요합니다.  사소해 보이더라도 나를 필요로 한다면 빠르게 피드백 하는게 좋습니다. 그 사람에겐 절실한 문제일 수도 있고 그런 일은 곧 나에게도 닥쳐올 수 있기 때문이죠.

 

#4. 본의 아니게 누군가의 연탄재를 찰 수 있다. 훈수보다 공감이 먼저

자신의 가치관에 빗대 남의 고민이나 아픔에 쉽사리 충고하거나 비판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다가 소위 꼰대가 되기도 하죠. 하지만 막상 자신이 그 상황이 되면 마찬가지의 고민에 빠지기도 합니다.

 

답은 사람 저마다의 것일 지도 모릅니다. 말 한마디에 해결되는 일은  많지 않죠. 그냥 듣고 공감해 주세요. 상대방이 원하는건 그게 아닐지도 모릅니다.

 

#5. 기본적인 요리능력은 필수

점점 혼자 밥을 먹는 일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매번 밖에서 사먹는 것도 일이고 때론 비용 부담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럴 때 가볍게 혼자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정도의 요리 능력은 도움이 될 때가 많습니다.

 

#6. 자기 주도적 문제 해결능력과 의지를 키워라.

창업에 나서면 모든 것을 스스로, 혼자 결정하고 해결해야 하는 때가  대부분입니다. 정말 이런 것까지 주저해야 하나 싶을 정도로 의사결정에 어려움을 겪을 때도 있습니다. '이런 건 누가 좀 해줬으면..' 하는 생각도 듭니다만 결국 모든 계획과 결정, 해결은 온전히 스스로의 몫이 됩니다.

 

#7. 때론 마음이 이성의 통제를 벗어난다. 몸을 움직여 마음을 다스려라.

모든 것을 이성적으로 보고 판단할 수 있다면 오산입니다. 스트레스와 내적 갈등이 심해질 때 머리로 하는 생각이 감정이나 몸에 닿지 못하는  때가 있습니다. 말 그대로 생각과 몸이 따로 노는 것이죠.


이럴 때는 몸으로 마음을 다스리는게 의외로 효과적일 때가 많습니다. 강도높은 운동이나 걷기, 스트레칭 같은 것들이 몸을 이완시키고 나면 의외로 골치 아팠던 일을 좀 더 평온한 시선으로 볼 수 있기도 합니다.

 

#8. 흉금을 털어 놓을 친구 셋만 있으면 잘 산 인생이다.

40대에 맞는 변화는 친구도 다시 살피게 됩니다. 막연하게 생각했던 친분이 조금씩 구체적으로 보이기 시작합니다. 내가 다가서든, 친구가 다가오든 곁을 내어주는데 불편함이 느껴진다면 다시 생각해볼 일입니다. 그리고 그 시간을 몇 명 안되는 편한 벗에게 온전히 할애하세요. 친구의 수가 나를 행복하게 하지는 않습니다.

 

#9. 굳이 적을 만들지 말자.

혈기 왕성하던 시절, 자부심과 자존심이 넘치던 그런 때 치열한 논쟁으로 이치에 맞지 않는 상대를 굴복시키거나 뒤에서 험담하던 일이 있을 것입니다. 물론 그런 사람들은 연락처에서 삭제하는게 나을 수도 있죠. 

 

하지만 사람은 언제 어떻게 다시 만날지 모릅니다. 굳이 험한 말이나 행동으로 척 질 일은 없습니다. 의외로 엉뚱한 자리에서 불편하게 다시 만날 수 있습니다.

 

#10. 왕년의 명찰은 떼고 경험과 기술만 챙겨라.

대기업이나 공기업 같은 큰 조직에서 나오면 얼마 지나지 않아 내 능력의 9할이 회사였음을 알게 됩니다. 소위 계급장을 뗀 상황에 맞닥뜨리면 아무것도 아닌게 되는 것이죠. 

 

이렇게 되면 과거의 자신은 친구들과의 저녁모임에서 지나간 영웅담이 되고 다음날 아침 마주한 현실은 숙취처럼 스스로를 멍하게 만들 것입니다. 그렇다고 왕년의 영광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닙니다.

그 때 자신이 가졌던 경험과 기술 중에 다시 상품화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잘 살펴보는게 중요합니다. 그게 새로운 도전의 큰 발판이 될 수 있습니다. 명찰은 사라졌지만 기술과 경험은 남으니까요.

 

#11. 발이 편한게 좋은 신발이다.

30대까지는 실내에서 활동할 일이 많지만 40대에는 외부 활동이 많아질 수 있습니다. 특히 직장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난다면 더욱 그렇죠. 결국 많이 걷는다는 얘기죠.


그래서 구두나 패션감 넘치는 신발보다는 바닥이 편한 신발이 좋아집니다. 그래야 그날 밤 종아리가 덜 아파요.

 

#12. 골목 끝 구멍가게에도 세상의 이치가 있다.

초라해 보이는 골목 끝 가게나 사업에도 세상의 룰과 사람들의 네트워크는 거미줄처럼 촘촘히 얽혀 있습니다. 그 정글 속에 새롭게 들어가 경쟁한다면 쉽게 이길 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어떤 분야든 그 곳에는 무림의 고수들과 질서가 있습니다. 만약 그 골목길에 처음 발을 내딛었다면 우리는 어린 아이일 뿐입니다.

 

#13. 나만의 아지트가 필요하다.

직장과 생계, 자녀교육 등 미래에 대한 고민이 많은 40대지만 혼자만의  취미나 관심사 하나쯤은 있습니다. 때론 모든 것에서 잠시라도 벗어나 혼자이고 싶은 때도 있습니다. 


사무실과 집 외에 휴식이든 취미든 자신만의 그 무엇을 충족할 수 있는 나만의 아지트 하나쯤 확보하고 있으면 심리적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14. 숫자와 친하면 좋다.

체질적으로 숫자를 싫어 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통장에 돈이 들고 나가는 것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살기도 합니다. 물론 잔고가 부족하면 더 벌거나 안쓰면 되는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40대는 수입과 지출이 0을 두고 +와 -를 오가는게 대부분일 것입니다. +를 향한 삶을 위해선 작은 항목의 숫자와 그 흐름도 놓치지 않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가게든 회사든 창업을 한다면 더더욱 그렇습니다.